배_Ship on the life
내게 ‚배’는 이동 수단을 넘어 고정되지 않고 언제나 변하는 자아를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사물이다.
배는 물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으며, 그 움직임은 결코 일정하지 않다. 물결과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. 그것들은 매 순간 새롭다.
모든 것이 불확실한 물 위에서 배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움직이며 그 위를 떠날 수 없다.
모든 것이 고정된 땅 위에서 배는 움직일 수 없어 쓸모없는 물체일 뿐이다. 시들지 않고 만개하자마자 떨어져 버리는 동백꽃같다.
배는 항상 변화하는 물결과 바람에 조화롭게 대응할 때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고,
자아는 스스로 정보를 다양하게 조합해내어 만드는 생각들을 가지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것이다.
자신이 보는 것만이 옳다고 믿으면서 그 단단한 생각 안에 머물게 되면 그 자아는 힘을 잃게 된다. 아무곳에도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.